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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코올 도수가 와인의 바디감에 미치는 영향: 무게감의 과학

와인을 한 모금 머금었을 때 느껴지는 '무게감'이나 '질감'을 우리는 바디감이라고 부릅니다. 이 바디감을 결정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알코올 도수(ABV)**입니다. 알코올은 단순히 취기를 오르게 하는 성분을 넘어, 와인의 물리적 성질과 입안에서의 촉감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 역할을 합니다.

와인 잔 속에서 소용돌이치며 벽면에 눈물을 남기는 레드 와인의 질감 표현

1 왜 알코올이 높으면 바디감이 무거워질까?

알코올은 물보다 점성이 높습니다. 와인에서 알코올 함량이 높아질수록 액체 자체가 미세하게 끈적이고 무거워지는데, 이것이 혀 위에서 '무게감'으로 치환됩니다. 흔히 '풀 바디(Full-bodied)'라고 부르는 와인들은 대부분 13.5% 이상의 높은 알코올 도수를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은 와인의 '글리세롤' 성분과 결합하여 입안을 코팅하는 듯한 부드러운 질감을 만들어냅니다. 도수가 낮은 와인이 물처럼 가볍고 산뜻하게 넘어간다면, 도수가 높은 와인은 마치 우유나 크림처럼 묵직하게 입안을 채우는 느낌을 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별 바디감 분류 가이드

도수 범위 (ABV) 바디감 분류
12.5% 미만 라이트 바디 (Light Body)
12.5% ~ 13.5% 미디엄 바디 (Medium Body)
13.5% 이상 풀 바디 (Full Body)

* 일반적인 기준이며, 품종과 양조 방식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다고 항상 좋은 와인일까?

많은 초보자들이 높은 도수의 와인이 더 고급스럽고 풍부한 바디감을 가졌다고 오해하곤 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균형(Balance)'**입니다. 알코올 도수가 높더라도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과실향과 산도, 탄닌이 부족하다면 와인은 그저 '뜨겁게' 느껴질 뿐입니다.

  • 열감(Heat): 목 넘김에서 타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면 알코올이 다른 요소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상태입니다.
  • 공허함: 도수는 높지만 향이 빈약하면 입안에서 무게감만 느껴지고 풍미는 없는 불균형한 와인이 됩니다.
  • 기후의 영향: 최근 기후 변화로 인해 포도의 당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알코올 도수도 높아지는 추세지만, 이것이 반드시 품질의 향상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테이스팅 시 알코올과 바디감을 확인하는 법

와인 잔 벽면을 타고 흐르는 와인의 눈물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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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의 눈물(Legs) 관찰하기

잔을 돌린 후 벽면을 타고 내려오는 액체 줄기가 천천히, 두껍게 형성될수록 알코올 도수와 당도가 높으며 바디감이 묵직할 가능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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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 조절의 중요성

도수가 높은 풀 바디 와인을 너무 따뜻하게 마시면 알코올 향이 코를 찌르고 바디감이 뭉개질 수 있습니다. 적정 온도(16~18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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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매칭의 기준

알코올 도수가 높은 고바디 와인은 스테이크나 양념이 강한 육류 요리와 잘 어울리며, 낮은 도수의 와인은 샐러드나 가벼운 해산물과 조화를 이룹니다.